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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

35개월의 당당

by mull 2022. 3. 2.

형아들이랑 백양사에 놀러갔다 오더니
많이 걸어서 그런가 다리가 아프다고 한다.
- 엄마 허벅지에 안좋은 공기가 들어갔나봐요. 여기가 아파요.
하길래 보니 무릎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 뼈에 안 좋은 공기가 들어갔나봐요.
다리가 아프냐고 다시 물어봤는데 똑같이 대답한다.
아들.. 벌써 무릎에 바람들면 어쩌니..ㅋㅋㅋ


요즘 비염이 심해서 콧물이 많이 나오는데
오늘 아침에 콧물을 닦아주는데 코 먹지 말라고 이야기하니까
- 코가 짜서 밥이랑 같이 먹어야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그런 소릴 ㅎ


집에 싱크대 문 교체하러 업체 사람이 왔는데
한참 작업하는 걸 지켜보단 당당이가
- 아저씨가 솜씨가 좋다~
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저런 소린 어디서 듣고 따라하는더야. 솜씨라니. ㅋㅋ
아저씨도 당황ㅋㅋ 4살인데 말 참 또박또박 잘 한다며 칭창하셨다.


안방 화장실 세면대를 닦다가 쭉- 밀리면서 배수관이 빠졌다. 그나마 물이 줄줄 새는걸 거의 바로 알아차려서 물 끄고 수습하려고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그 소릴 듣고 같이 달려온 당당이가 이거 언제 다 치우냐는 듯한 뉘앙스의 말을 너무나 어른같이 이야기해서 빵 터졌다. ㅋㅋㅋㅋ
속에 뭐가 들었는지 ㅋㅋ


요 며칠 연속으로 소변 실수를 한다. (2월 13일)
어젠 심지어 대변실수까지 함..;
기저귀 떼고 대변 실수한 적은 한두번 밖엔 없었던 것 같은데-


지난 설에 삼촌 집에 가서 혼자 자고 온 이후로 제법 식탁에 앉아 먹는 시간이 길어졌다. 돌아다니는 것도 좀 줄었고 한번 앉아서 끝까지 먹는 날이 많아진 것 같다.
전에 대량으로 한번에 들였던 듀플로 중에 레고 불도저가 있길래 생일에 레고 불도저를 사주기로 했다. ㅋㅋ
며칠 전엔 견인차가 있는 듀플로 세트를 꺼내줬는데 엄청 행복해 했다. 인사까지 해가며 기분 좋다고 말하는 걸 보니 엄청 뿌듯함ㅋㅋㅋㅋ
며칠 째 견인차 가지고 계속 조립해가며 잘 논다.




발렌타인데이..
눈 뜨자마자부터 어린이집 안간다고 해서 다른 때랑 별반 다르지 않길래 그냥 그런가보다 하며 엄마 머리끈 가지고 있으면 엄마랑 같이 있는 거랑 똑같다고 그거 쥐어주고,
울며 난리치는 중에 그냥 내보냈더니 할아버지가 못 이기고 다시 데리고 들어왔다.
한참 어쩌고 저쩌고 달래고 결국 집에 있던 작은 양인형(메메)를 데리고 가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웃으며 집을 나서긴 했는데.. 하ㅠ
앞으로 두달 더 이 짓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맘도 안 좋고 머리도 아프다.


손에 뭔가 묻으면 모르는 척 다른 곳을 보며 여기저기 문지르곤 하는데
오늘도 밥 먹다가 손에 음식이 묻으니 식탁에 스-윽 하고 문지르길래
- 또, 또!! 어디다 문질러~ 아무데나 문지르지 말랬잖아~
하니 수저 받침을 내 눈가에 대며
- 엄마가 못보게 내가 이걸로 눈 가려줄게요.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할머니와 도서관 갔다가 그 옆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왔단다.
같이 놀던 누나들이 귀엽다고 몇살이냐, 이름이 뭐냐 물으니
- 나는 4살이고, 단백질을 좋아해! 당근하고 오이를 잘 먹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 물어봤는데, 갑분 식성 이야기.
요즘 자꾸 야채를 안 먹으려고 하길래 영양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해주니 그게 또 뇌리에 박혔나보다 ㅋㅋ


아침 일어나서 침대에서 뒹굴거리거나 거실 나가서 놀다가 실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일어나자마자 소변을 보자고 말하면 안 마렵다고 짜증내는 일이 부지기수다.
다른 때 같으면 마려울 때 이야기하라고 했을 텐데 요 며칠 내 몸이 힘들어서 그랬는지
- 너 실수해도 옷 안 갈아입혀줄거야!!
해버리고 방에 들어와 누웠더니 방문앞에 앉아 소리지르며 울기 시작한다.
방문을 닫고 잠궈버렸더니 문을 발로 차며 화내고 운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불고 하는 사이에 바지에 쉬는 이미 해버리고 내가 내버려두라고 했는데 와중에 할머니가 씻겨서 옷 갈아입히고 아빠는 출근도 안 하고 당당이 안고 달래고 있다;;
늦기전에 출근하라고 단호하게 내려놓고 나가라고 하니 대성통곡.
하… 결국 할머니도 방에 들어가시라고 하고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엄마랑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고 울음 그칠 때 까지 내버려뒀다.
울음이 안 멈춘다며 문 열으라고 난동-
이제 자기 편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 엄마랑 이야기 할 준비가 됬단다.
문을 열어주니 세수하고 싶다길래 이야기부터 하고 가자고 했다.
- 엄마, 엄마랑 이야기하고 세수하고 코 뺄거에요. 근데 코는 기계로 안 하고 물로만 하고 싶어요. (어쩌고 저쩌고)
- 그래. 알겠어.
아침에 일어나면 소변부터 보는거야. 알겠지?
- 네
- 세수하러 가자.
성격상 주저리주저리 니가 실수를 하면 어쩌구 저쩌구 말이 나오는 걸 꾹 참고 간단하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나와서 옷 갈아입히는데 내 얼굴에 머리카락 한 올이 내려왔었나보다.
- 엄마, 엄마 머리카락이 코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머리카락을, 을, 어, 그니까, 엄마 뇌까지 올려줄게요-
- (ㅋㅋㅋㅋㅋㅋㅋ 내적웃음) 엄마 머리카락을 머리 뒤로 넘겨주고 싶구나?
- 네, 내가 머리 위로 넘겨줄게요~
- 그래 고마워.
이렇게 상황을 종료시키고 어린이집을 가자고 하니 또 책을 보겠다. 하길래 한권만 보자 하니 두권 보겠다. 토끼도 데려가겠다는 둥 말이 길어지길래
- 디즈니책 한권만 보고 가는거야. 메메(양인형) 빼고 다른 장난감 친구는 가져갈 수 없어.
말하니 분위기를 읽었는지 바로 포기한다.
피노키오 책 한권 보고 그럭저럭 무난하게 등원하나 싶더니 빨간 유모차를 타고 가시겠단다…
그래. 그런건 해주마.
현관에 접혀있던 유모차를 힘들게 다시 펼쳐주고 웃으며 등원했다.
하- 힘든 아침. ㅠㅠㅠㅠ
안그래도 요즘 기본 설정된 대답 값이 ‘싫어’ ‘아니야’ ‘하지마’ 라서 너무 미울 때가 많아 내가 정신적으로 지치는게 느껴진다. 임신 호르몬 탓만 하기엔 정도가 지나친 것 같아 더 기분이 다운된다.


악세서리 함에 있던 은팔지를 달라길래 줬더니
까매진 부분을 문지르며 거인이 나타난단다. ㅋㅋㅋㅋㅋ
알라딘의 요술램프구나 싶어서
- 펑! 주인님, 소원이 무엇인가요?
하니 펑 소리에 놀라서 움찔(일부러 작게 했는데도 놀라다니 ㅋㅋㅋ)
그러더니 씨익- 웃으며 소원 없단다.

디즈니 책에 빠져있으니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하나 보여줬다.
적당한 길이가 없어서 한시간 정도 되는 신데렐라를 보여줌. 30분씩 이틀에 나누어 보여줬다.
책보다 길이도 길고 서브 스토리들 첨가된 것들이 많아서 끝까지 보지 못할까 싶었는데 잘 봤다.
작은 쥐들과 고양이들의 티키타카가 재밌는지 쥐들이 말하는 장면에서 깔깔거리고 웃더니 며칠동안 쥐들 이름이 뭐더라- 부터 해서 고양이 이름이 뭐더라, 형아들한테 신데렐라 애니메이션 이야기 해주고 싶다고 잠꼬대까지 했다. ㅋㅋㅋㅋㅋㅋ
옛날 이야기라서 조심해야할 부분들이 꽤 있다.
새엄마가 구박하는 내용이랄지 왕자에게 모든 여자가 구애하는 거랄지 첫눈에 반한 여자를 찾아 동의 구하는 장면 건너뛰고 결혼하는 거랄지..
디즈니 책엔 조심해야할 내용이 참 많지만 당당이가 즐거워하니 조심스럽게 읽어준다.
신데렐라 반응이 좋으니 남편이 자꾸 영상을 보여주려고 한다;
플루토의 생일 이라는 짧은 영상을 보고 깔깔거리는 당당.
생각보다 애기들 보는 영상도 다소 폭력적인 것들이 너무 많다..




당당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원아 중 확진자가 나왔다.
그래서 남편이 진단키트를 사러 나간 사이에 당당이에게 미리 설명했다.
- 당당아, 당당이 친구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서 우리 가족 모두 검사를 해야한데-
- 아니야~
- 엄마도 아니라고 믿고 싶은데 검사는 해야해.
- 엄마, 아니라고 믿으세요.
- 응?? ㅋㅋㅋㅋㅋㅋ 그래. 우린 아니라고 믿자. 그래도 검사는 해야해.
그리고 울면서 검사. ㅎㅎ
다들 음성 나와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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