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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

34개월의 당당

by mull 2022. 2. 1.

키즈엠 책을 가져오며
- 키즈엠 회사 가보고 싶다~
라고 하기에 재미있는 책 많을 것 같아? 물으니
- 응. 재미있는 책 만드는 사람 만나고싶어.
와- ㅎ 저런 생각을 하다니. 엄청 신기.


잠꼬대가 재밌다.
제법 정확한 발음으로 잠꼬대를 하곤 하는데
어제 오늘은 (9, 10일)은 먹을걸로 잠꼬대를 했다.
어젠 느닷없이
-당근 싫어
- 당근 싫었구나?
- 고기에 들어있는 당근 싫어요. 근데 나는 초록색 야채 좋아해요. 오이도 좋아하고 시금치도 좋아하고 호박도 좋아하고..
- 그렇구나~ 그럼 안 익은 당근은 어때?
- 안 익은 당근 좋아요.
- 그럼 이제 당근은 안 익은 걸로 먹자~
- 네~
대화가 꽤 길어지니 자리를 고치고 앉아

오늘(1.10.)
- 맥시코 감자
- ???? ㅋㅋㅋㅋㅋ 맥시코 감자가 맛있었구나?
- 네, 사과처럼 아삭아삭 맛있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 씻기는 씻는데~ 잠은 자는데~ 어린이 집은 안 갈거야.
요즘 어린이집을 안간다는 소릴 자주 하는데 주로 아침에 밥 먹으면서 하는 소리다.
그런데 오늘은 (1.14.) 저녁 먹으면서 느닷없이 저런 소릴하며 어린이집을 안 간단다;
내일부터는 주말이라 다행이다.


자꾸 자기 장난감을 가족들에게 나눠주며 선물이라고 한다.
오! 애정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물건도 나눠주다니!! 내 아들!! 착해!! 기특해!! 라고 생각했는데…
며칠 지켜보니 그 속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눠주고, 같이 놀자는게 목적이었다. ㅋㅋㅋㅋㅋㅋ
어른들 체력이 달려 거리를 두고 앉아 당당이 노는 걸 지켜보고만 있으면 자기 주변에 있던 장난감을 들고와 선물이라며 쥐어주고 같이 놀자고 한다. ㅋㅋ
영악한 것. ㅋ



물려받은 잠바 중에 털 달린 옷이 있는데,
그걸 절대 안 입겠다고 버티길래 왜 그러나 했더니
할아버지에게
- 그 털 옷 입으면 내가 양이 될 것 같아서 안 입을래요.
했단다 ㅎ


- 어두운 곳에 있으면 무서운게 나를 노려보는 것 같아 무서워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듀플로 블럭을 가지고 놀면서
할머니가 거실에 나오시지마자 발랄하게
- 안녕히 주무셨어요~
- 당당이 할머니 얼굴 보고 인사해야지~
- 저 여기에 집중해야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당아. 이미 집중 안 하는 것 같은데? ㅋㅋ


밥 먹자는 소리만 나오면 짜증 발사-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서
- 먹기 싫으면 먹지 마.
했더니 눈치를 슬슬 본다. 어른들이 식사를 시작하니 혼자 놀다 슬그머니 와서
- 밥 조금만 먹을래요.
- 얼마나 먹을거야?
- 이 반찬은 안 먹을래요.
- 골고루 먹어야지. 안 먹을거면 다시 내려가~
식탁 의자에 앉아서 소리지르며 울기 시작. 15분 쯤 울었나보다. 내가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면서 남편에게 오빠 다 먹을 때까지 울고 있으면 그냥 치워버려. 했는데 그 말을 할 땐 울음을 멈추고 엄마가 뭐라고 하나- 듣고 더 악을 지르며 운다;
아빠가 밥을 다 먹었길래 식탁을 치우니 마음이 급해졌는지 울음을 그치고 밥을 먹겠단다.
- 엄마, 밥을 먹긴 먹을 건데, 이건 안 먹을래요.
- 왜 안 먹고 싶은데?
- 맛이 없어서요.
- 당당이 그거 먹어봤어 안 먹어봤어?
- 안 먹어봤어요.
- 안 먹어본 음식인데 맛이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아?
우선 한번 먹어보고 맛이 없으면 안 줄게. 어때?
하며 콩알만큼 떠서 줘봤다.
- 맛있어요. 엄마, 이거 밥에 이렇게 적셔서 주세요.
그렇게 시작해서 비록 조금 먹었지만 금방 밥을 먹었다.
기특한 녀석.
근데 꼭 그렇게 울며불며 한 담에 대화할래? ㅠㅁ ㅠ


낮잠을 안 잔다고 하거나 밤에 안 졸립다고 한다.
근데 낮잠 자면 기본이 2시간.. 이런 날엔 밤에 10시는
되어야 잠든다;
그렇다고 중간에 깨우면 엄청 짜증내고….
어쩌지-


부각 겉에 하얗게 튀겨진 부분을 보고
- 얼음 같다- 얼음이 꽁꽁 얼어붙었네~ 아이 이시려.
ㅋㅋㅋ 노인네냐. 이가 시렵다니.


집에서 형아들이랑 놀다가 집에 간다고 하자 아쉬워하니 모모가 같이 가서 같이 자자고 꼬셨다.
처음엔 안 갈것 처럼 드러더니 아침밥 안 먹어도 된다고 하도 텐트에서 자자고 이야기하니 꼬임에 넘어가서 출발. ㅋㅋㅋㅋ
새벽에 깨서 돌아올 줄 알았는데, 다음날 점심까지 먹고 옴 ㅋㅋㅋㅋ 심지어 아빠가 데리러 갔는데 인사하기도 전에
- 아빠, 더 놀다 가고 싶어요.
했다고 한다. ㅋㅋㅋ 외박도 하고 다컷네~
밤새 깨긴 했지만 엄마빠 안 찾고 잠꼬대만 하고 화장실 가서 소변도 봤다는 말에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했지만 괜히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
무엇보다 약간 안도의 마음이 들었던건 애착이 잘 형성되었나보다- 싶었다.
안녕달 작가의 그림책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책을 여러 번 읽으면서 당당이랑 엄마가 놀거나 일이 있어 잠깐 헤어져도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난다고 이야기했었다.
다음날 모모가 오늘도 여기서 잘까 물어봤는데
- 오늘은 집에가서 엄마랑 잘래요.
했다고 하니 그 소릴 듣고 또 기분이 업.
아들이 엄말 들었다 놨다 하네~


- 내일 백양사 놀러가러면 일찍 잠들어야해~
- 엄마, 엄마도 이제 걸어다닐 수 있어요? 엄마랑 같이 가고 싶어요.
- 당당아 미안해ㅠ 엄마가 끼끼 태어나면 운동 열심히 할게, 건강해져서 다같이 많이많이 놀러다니자~
- 나는 엄마가 아프면 마음이 아파요. 뼈가 부러진 것 처럼 아파요. 기브스 해야할 정도로 아파요.
아침에 일어나 이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말하고 있으니 옆에서 당당이가 거든다.
- 나는 엄마가 아프니까 마음이 계속계속 아파져요.
ㅠㅁ ㅠ 너무 마음 아픈 말이라 또 울컥했다. 그치만 또 그렇게 말하는 모습에 위안 받기도 했고 기특했다.


닭 튀김 만들며 닭에 피가 묻어있는 걸 보고
- 피가 있네, 닭 아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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