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던 구글 스피커를 오랫만에 켜놨는데
조카가 놀러와서 거기다 대고 이것저것 말하고 노래가 나오니 신기했나보다. 그걸 따라한다. ㅋ
- 오케이 구글~ 날씨가 어때?
- 울면안돼 틀어줘~
아직 아가라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데 그걸 알아듣는 구글 스피커도 신기 ㅋㅋ
나중엔 하다하다 산타할아버지 언제오냐고 물어봄ㅋㅋ
크리스마스 캐롤을 틀어놓고 신나게 춤 추다가 내가 생각 났는지 안방으로 달려와서
- 엄마 나랑 같이 춤출래요?
했는데.. 엄마 배가 아파서 같이 춤 못춰.. 미안 ㅠㅠㅠ
대꾸도 없이 바로 포기하고 나가는 모습이 너무 짠…
엄마가 이런 상태라 너무 미안해ㅠ
얼른 낫겠다는 말도 못해주고 더더 미안 ㅠㅠ
동생 나오면 우리 신나게 놀자!
할아버지랑 호두 까다가
- 왜 자꾸 나한테 시켜요?
ㅋㅋㅋㅋㅋㅋㅋ 할아버지 당황 ㅋㅋㅋ
너 자발적으로 한거 아니였어????
- 심장이 뜨거워!
느닷없이 빵 먹다가 심장이 뜨겁다고, 떨린다고 한다. ㅎ
ㅋㅋㅋ 그렇게 맛있어?
- 어깨 근육이 힘들어!
집에 아프다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그런지..
자긴 어깨 근육이 힘들단다;;
생굴을 먹었다.
김치 담글 준비를 하는데 냄새를 맡더니 어디서 낙지 냄새가 난다며 굴을 보더니 먹어보겠다고 해서 주니
맛있단다 ㅋㅋㅋ
집에 구글스피커를 두니 시도때도 없이 노래를 틀어놓고 춤을 춘다 ㅋㅋ
덕분에 당당이가 집에 있는 동안은 동요 메들리가 끊이지 않음.
그것도 혼자 추는게 아니라 계속 같이 추자고 할아버지도 오라고 하고 할머니도, 아빠도, 엄마도-
엄마가 아직 춤 출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거절하면 또 두말없이 돌아서서 나가는 모습이 짠..
쨌든, 오늘은 한참 춤 추다가 식탁에 모여앉은 가족들을 돌아보며
- 나랑 춤 출 사람~~
ㅋㅋㅋㅋㅋㅋ 밝아서 좋다. 아들.
이슬촌에서 김치와 함께 별거별거 다 싸주셨는데 뻥튀기도 김장비닐로 하나 가득 보내셨다.
당당이가 그걸 보고 흥분해서 먹을 때마다
- 이OO할머니 한테 전화해야겠다!
라고 한다 ㅋㅋ 어젠 마침 통화중이던 할머니 곁에 가서 감사하다고 잘 먹겠다고 인사함.
기특하다 아들!!
김장 도와주시던 할아버지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하는 소리가
- 나 할아버지 감독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가 뭐라고 감독을 하니 ㅋㅋㅋ 감독이란 말은 또 어디서 배운거야.
괴물이다~ 엄마를 잡아먹으러 왔다~ ㅋㅋ
어디선가 주워들은 단어나 문장을 섞어 써보려고 애쓴다.
오늘은 ‘36개월(?)’
무슨 말인지 모르고 그냥 쓰니까 알아듣는 이 없다. ㅋㅋ
방귀를 껴놓고 방귀 끼면 돈 나온단다 ㅋㅋㅋㅋㅋㅋ
멋진 소방크레인 차 사려고 방귀를 끼는거란다. ㅋㅋ
너무 웃겨 ㅋㅋㅋㅋ
백호심마니라는 이상한 단어를 만들어냈다.
심마니라는 단어는 어디서 주워들은거지..?
그게 뭐냐 물으니 차 이름이란다.
그래- 창의적이라고 생각하자.
남편이 레고로 만든 몬스터 트럭을 갖다주니
- 세상에! 이렇게 멋지다니! 할아버지! 나랑 같이 만져볼래요? 내가 돈벌어서 사줄게요!
할머니가 당당이에게
나도 몬스터 자동차 선물해주는 아빠 있으면 좋겠다~하니
- 왕할머니, 왕할아버진 하늘나라 가셨잖아요~
그런다. ㄷ ㄷ
돌아가신 걸 아는건가..? 그리고 할머니의 아빠 엄마가 왕할아버지 왕할머니 인 걸 아는 것도 신기하다. ㅎㅎ
- 할아버지 코로나 없을 때~ 나랑 사우나 같이가요.
가족들이 가족에 다 같이 앉아있으니
- 거실이 꽉 찼네~
- 나중에 불도저를 사면 우리집 거실 주차장이 꽉 차겠지?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이야기했다.
안 보내야하나 잠깐 고민했지만 몸 상태가 이래서 하루종일 혼자 보는 일이 자신이 없는데다, 가기싫어한다고 해서 안 보내면 습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잠깐 들어서.. 보내긴 했는데 맘이 불편..;
아빠가 공부하려고 가져온 책에 아토피 환자 사진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 사진이 충격적이었는지
- 끼끼가 아토피 있으면 나 마음이 아프겠다~
- 나는 아토피 있었으면 펑펑 울었겠다~
ㅎ 가정해서 말하는거 신기하다.
자다 울면서 깼는데,
한참을 울길래 울지 말라고 다독였다.
돌아오는 대답이
- 멈추고 싶은데 눈물이 안 멈춰요.
그래, 그럴 때가 있지. 아들은 벌써 그런 거 안 느꼈음 좋겠는데..ㅎ
스티커 판 만들어 놓은 것이 무색하게 의자에 앉아서 먹기는 커녕, 잘 먹지도 않길래 밥 안 먹을거야? 이거 먹어보자~ 그럼 키위 먹을래? 대답은 노.
마지막으로 귤은 먹을거야? 라고 물었는데
- 먹죠~?!
ㅋㅋㅋㅋㅋ 천연덕스러운 말투로 대답함ㅋㅋㅋㅋ 온 식구가 빨 터졌다.
놓친게 아까워서 다시 물어보며 영상으로 찍었는데 그 맛이 안 사네~
밤잠을 자다 무슨 꿈을 꿨는지 짜증내고 울며 깼다.
토닥이려고 다가가는 나를 발로 밀어내고 손을 쳐내는 행동을 하길래, 평소 같으면 때리는 손을 잡고 때리는 건 나쁜 행동이라며 훈육했을텐데
자다 깬 상황이라 일단 울음이 그칠 때까지 두고 보기로 했다.
당당이는 울면서도 눈물 닦아달라고 더 짜증내는 아이라 중간애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수건들고와서 눈물을 닦아주니 그 손길은 거부를 안 한다.
한참 기다리다가 눈물이 좀 사그라들었을 때 안아줄까 물으니 싫다고 하길래 그럼 크게 숨쉬면서 숫자 셀까? 하니 그것도 싫다며 나보고 거실 나가서 숫자세고 들어오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 혼자 있으면서 마음을 달래겠다는 말을 하려고 한 것 같아서 방문 밖에 서서 당당이가 들을 수 있게 숫자를 10까지 세고 있는데, 당당이가 심호흡하는 소리가 들린다. ㅎㅎㅎㅎ
나름대로 진정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또 신기했고, 분노를 다루는 책을 한번씩 읽어주며 우리도 해보자고 연습했던게 효과가 있는 것 같아 뿌듯했다.
숫자를 다 세고 당당이에게 들어가도 되냐고 물으니 웃으며 들어오란다.
어떤 꿈을 꾼건지 물어보니 그건 기억이 안난단다. ㅋ
때린 건 엄마에게 사과해야한다고 이야기했는데.. 사과는 받지 못했지만 그동안 내가 했던 훈육(움직이지 못하게 한 것)이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고 기분만 더 상하게 하는 것 같아서 잘못하는 것 같아 방법을 바꾸려고 했는데 이 방법이 좋은 것 같다.
아들도 크고, 엄마도 크고! 같이 씩씩하게 커나가자!
양치하고 헹구는 것을 못해서 입에 물을 담았다 뱉어내는 시늉만 했는데, 오그르르~ 소리를 내고 입을 헹군다. ㅎ
입을 제대로 헹구는 건 아직 아니지만- 많이 발전했다.
코 푸는 건 언제 할 수 있으려나-
한번씩은 낮잠을 건너뛰는 것 같다.
어린이집에서 안 잘 때도 간혹 있다고 하고, 집에서도 2주에 한번정도는 졸린 것 같은데 막상 누우면 말똥말똥해져서 낮잠을 건너뛴다.
4-5세까진 낮잠 잘 자면 좋겠는데-
-아메리카 한잔 드실까요?
ㅋㅋㅋㅋㅋ 아메리카노라고 알려줘도 아니란다.
아가들은 먹는거 아니라고 친절히 설명도 보태며 한잔 따라준다.
벌써 4살이라니.. 세월 참-
오늘 남편과 당당이 아가때 사진을 보며 기분이 참 묘했다.
달라진 당당이 얼굴이나, 크지 않는 것 같아도 어느순간 커버린 키랑 무거워진 몸무게.
평균에는 못 미치지만 차근차근 크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몸과 마음 건강하게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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