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을 두서없이 적어보았다.
진짜 앞뒤 없음, 의식의 흐름 주의! ㅋㅋ

내가 페미니즘에 대해 들어본 적 없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그 시절 다른 사람들 보단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특히 신데렐라 컴플렉스에 대한 이야기나,
남자친구가 데이트 후에 널 집에 데려다준다면 너도 똑같이 데려다 줘라.
니가 너무 ‘여성스러운 것’에 기울어질까봐 나부터 레이스 달린 속옷도 안 입었다. 라는 말. (엄마의 말씀)
등등. 단지 조금 서툴렀을 뿐인 것 같다.
말하자면 급하게. 한단계를 건너뛰었다.
모든 것의 가장 기본 전제인
‘누구나 다 소중하다.’
‘누구나 평등하다.’
너무 기본이라 말해주지 않았던걸까 ㅎ
쨌든 가장 넓게 자리해야할, 베이스를 갖추어야 할 부분이 잘려나간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이 아닐테다.
가장 넓게 바닥을 지지해 주고 있어야 할 기본이 잘려나간 페미니즘은 늘 흔들거린다.
무조건 남자랑 여자는 똑같이 해야해. 때론 너무 ‘똑같은’ 것에 집착하다보면
여자도 남성적일 수 있어(?????)
중성적인 사람이 좋아(?????)
여자도 군대가야지!
그럼 남자도 생리하고 애 낳아야지!
라는 말을 하는 것처럼-
(저건 대체 무슨 말이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과 그걸 이용하는 건 다르다고 생각한다.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하는데에서 나오는 힘의 차이를 이용하는거.. 예를 들면 혼자들기 버거운 무게의 물건을 들고 싶다면 난 여자라서 이거 못들어. 니가 남자니까 들어줘. 가 아닌 혼자들기 어려우니 도와줄래 라는 식으로 말해보자.
사실 이렇게 생각해서 말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우습다.
그냥 힘들면, 그게 무엇이든 도와달라고 하면 되는 것을..)
지금 내가 접하고 있는 소위 ‘극단적’ 페미니즘은 이제까지의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살아온 여성들의 피해의식이 불만으로 터져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여자아이도 파란색 입을 수 있어, 여자는 축구하면 안돼?,
여자도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도록 최소 몇 퍼센트는 꼭 여성으로 자릴 채우자! (이건 과도기이니 필요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제대로 된 페미니즘이 자리잡게된다면 페미니즘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어지지 않을까..?)
라는 이야기들
그리고 유사 페미니즘.
=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착각하는 지극히 꼰대스러운 꼰대.
(ㅎ 내 생각임)
책에서 유사 페미니즘을 설명할 때 한 지인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는데 너무나 공감가는 말이라 명랑만화 읽을 때처럼 풋! 하고 웃어버렸다. ‘명목상으로는 아버지가 우리집의 결정권자지만 막후에 실질적으로 결정권을 가진 사람은 어머니야’
책에선 왜 꼭 마지막에?? 라고 묻는다.
이건 가정 뿐 아니라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말이다. ㅋㅋ
교무실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을 들은 난 이렇게 말하곤 했다.
“결정권을 준 것처럼 해놓고 결국엔 맘대로 하시잖아요. 그러면서 충분히 양보했다는 식으로 말씀하시거나 당신 마음대로 안 되면 삐지기까지 하시죠.”
주변의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진 다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당당이가 ‘왜’ 병에 걸린 지금도 나름 성심성의껏 대답해주려고 하고 도저히 모를 땐 같이 찾아보자하고 대답하기 귀찮을 땐 한 번씩 무시하기도 하고ㅋㅋ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들 (왕자님이나 공주님 같은-)에 의문을 가질 것.
그리고 ‘여자는~’, ‘남자는~’ 이런말 하지 않기.

요즘 디즈니에 빠져있는 당당이가 무서워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마녀’
(아. 이제 생각해보니 당당이는 마녀가 여자일거란 생각도 못하고 있었을텐데…!!!!!!!!!)
나름대로 ‘마녀’가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과(마법사는 그렇지 않짆아?) 그녀 또한 사람이며 우리가 먼저 착하게 대한다면 마녀도 우리에게 착하게 다가올 거라고 말했다.
쨌든 나의 포인트는 마녀도 사람이다. 였다.
공공연하게 사용되는 추상적인 단어보단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할 것.
반 쯤 읽어가는 순간에 잠시 멈춰보니, 사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은 그냥 우리 일상에서, 육아에서 필요한 내용이다.
여러 블로그에 올라온 서평을 보면 ‘딸가진 엄마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어느 책이나 그렇듯 이 책 역시 누구나 읽어야할 책이다.
자신을 소개할 때 -의 엄마 또는 아내로 소개하지 않으려한다.
어린이집에서 사용하는 키즈노트에 보면 내가 댓글을 달 때 ㅇㅇㅇ엄마로 표시가 되는데 이에 대한 불만은 없다.
오히려 처음에 그렇게 표시되는 것 자체에 자각도 없었다. 이용자들 입장에선 그렇게 표시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더 알아보기 쉬울테니까.
이번에 당당이가 한살 더 먹고 새로운 담임선생님을 만나면서 키즈노트로 인사를 했는데 내 이름으로 소개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어 ㅇㅇ엄마 ㅇㅇㅇ입니다. 라고 소개했다.
때로는 누구에게나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
서양 문화에서 결혼을 하면 남편의 성을 따라가는 경우들이 있다. 그리고 미스, 미시즈와 같이 결혼한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을 분류한다.
이런 거 보면 참.. 평소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가부장적이란 말이야-
미국 시어머니들도 다르지 않다던 지인의 말이 떠올랐다. ㅋㅋ
이 책에서 호감형 인간이 되려고 하지 말란 말은
존심없이 ‘개’같이 굴지 말란 말이다. (이것 역시 Mull식 언어-무조건 꼬리흔들고 배 보여주지 말자)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없다. 나 역시 모든 사람을 좋아할 수 없고 싫어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으며 그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지 말아야한다.
하지만 싫은 걸 타인들 앞에서 너무 대놓고 티내지 않는 것이 예의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그 차이가, 스펙트럼이 넓다. 신체적으로나 인지적으로도 차이가 극명한 경우가 많다.
신체적 기능은 좋은데 학습인지가 좀 떨어진달지 아니면 그 반대거나 생활인지는 아주 좋은데 학습인지는 떨어진달지.. 등등 너무나 다양한 학생들이 있다.
때로 학습인지나 생활인지가 좋은 친구들 중에 본인보다 학습 수준이 낮은 친구들을 부려먹거나 심지어는 본인이 교사인냥 혼내는 등 무시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그때 내가 한 말은
“니가 ㅇㅇ이를 수준이 낮다고 평가할 수는 있어. 그렇지만 누구도 그 사실을 모르게 하는게 좋을거야.
그게 예의야.
너 역시 누군가에게 저평가될 수 있고 그 사실을 알게된다면 너와 널 사랑하는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겠니?”
였다.
애초에 평가하는 태도를 버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적어도 티나게 행동해서 상처받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외모에 대해 아주 조심스럽게 말하기.
나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키가 작은 편이다.
당당이는 평균보단 컷으면 좋겠는 마음에 밥 먹을 때마다 잘 먹으면 잘 먹는대로, 안 먹으면 안 먹는대로 ‘키’를 언급한다;;
- 우와~ 잘 먹어서 키크겠네 라던지 이렇게 안 먹으면 키 안큰다~ 라던지 ㅋㅋㅋㅋ
그냥 건강해지겠네! 라거나 더 튼튼해지자! 라고 말을 바꿔야겠다.
무슨 이야길 하다가 요즘 초등 여학생들이 화장을 그렇게 하고 다닌다라고 누가 이야길 하니 옆에서,
그러니까.. 여자애들이 그러고 다니니까 요즘엔 남자애들 단속을 더 잘해야해~ 라고 당당이 성교육을 잘 시켜야한다고..
그러면서 ‘고딩 엄마’라는 티비 프로그램 이야길 한다. ㅎ
애는 혼자 낳나.. 물론 원하지 않는 임신과 출산을 하는 경우 피해를 더 크게 보는 것은 여성이겠지만…ㅠ
요 며칠 책을 읽으며 이런 이야기에 민감해진 나는
- 요즘 어디가서 그런 소리하면 큰일나요. 여자가 옷을 야하게 입어서 성폭행 당했다. 라고 말하는 거랑 뭐가 달라?
해버렸다. 순간 분위기가 싸해졌지만 뭐, 틀린 말은 아니잖아?
그리고 난 아직도 여성의 생식기에 대해 이야기 할때 명칭이 이상하다고 느낀다.
여성의 생식기가 남성에 비해 좀 더 복집하게 생기긴 했지만 지칭할 땐 좀 더 정확하게 지칭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질과 음경. 그걸 왜 말을 못해서.. 특히 질은 엉뚱하게도 음순이라고 표현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아이들 연령 수준에 맞게 쉬운 말로 바꿔 설명할 순 있겠지만 어느정도 알아듣는 수준이 된다면 정확한 단어를 써주는게 좋겠다. 특히 단어를 던질 때 머뭇거리지 말자.
그 머뭇거림이 아이들에게도 느껴질테니.
왜인지 열두번째 제안을 보며 영화 ‘데저트 플라워’가 떠올랐다.
대학시절 여성 할례를 처음 알게되었을 때의 분노란… 조두순 사건 기사를 처음 읽었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쨌든 그 누구라도 자신의 신체에 대해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이런저런 공부를 하다보면 같은 문제를 놓고 아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 이론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걸 알 수 있다.
외워야할 게 너무 많아서 짜증이 났었지..
인문쪽 이론들을 쭉- 보다보면 공통점이 있었는데
초기 이론이 오른쪽에 치우쳐져 있다면 중기 이론들은 왼쪽으로 치우쳐졌다가 후기 이론들은 그 두가지가 섞인다.
언젠가는 이론 뿐 아니라 마음도 부드럽게 섞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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