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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

32개월의 당당

by mull 2021. 11. 30.

어린이집 친구에게 OO아- 너네 집 숫자가 뭐야?
우리집은 16이야~(집이 16층임ㅋ)
아마 집 주소를 물어보고 싶었나보다.

베스킨라빈스 31을 보더니 B1(비원)이라고 읽음ㅋㅋㅋㅋ
오! 그럴듯 해!


바람 많이 불던 날, 놀이터에서 놀다가
태풍이 올 것 같아요.
라고 했단다.
퇴근하고 온 나에게 할머니가 저렇게 이야기를 하자 옆에서 당당이가 그래서 집에 빨리 왔다며 말을 보탠다. ㅋ

이제 그네도 무섭지 않은가보다. 점점 세게 해달라고 한다. ㅎ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그 집에만 가면 당당이는 손에 쥐는 장난감 마다 뺏기고 밀면 밀리고;;
근데 또 아무말 없이 당하기만 하는 아들…
나는 속상하긴 하지만 그집 엄마가 아들을 말려주니 내가 끼어들긴 좀 그래서 말 못하고 그저 보고만 있다 온다.
돌아오는 길에- 당당이에게 00이가 장난감 뺏어가거나 밀면 ‘하지마! 위험해!’라고 말해봐~
하니 그러기 싫단다 ㅎ
왜? 친구랑 싸우기 싫어서 그래? 하니
사이좋게 놀고 싶다고 말한다..
허어.. 내 아들 맞니? 엄만 쌈닭까진 아니어도 그 정돈 아니었다고 들은거 같은데 ㅎ 아빠 아들인가?

유튜브에서 동요 메들리를 틀어놨는데 가을밤 이라는 동요가 나오니 아들이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이 노래 싫어. 하길래 왜? 하니
이 노래 들으면 눈물이 날 것 같아. 한다 ㅎ
나중에 가사를 찾아보니 엄마가 보고싶다, 쓸슬하다. 이런 내용이었음 ㅎ
신기 ㅎ

입이 짧은 편인데 그나마 산낙지는 이틀 연속으로 줘도 먹긴 먹는다 ㅎ
이 날은 할아버지랑 아빠랑 독천에 가서 산낙지 먹은 날.




옷을 스스로 입으려하고 팬티와 바지 성공!
뒷정리는 좀 필요하긴 하지만 기특. 스스로 하려고 하는게 이쁘다!
윗도린 도움이 많이 필요하긴 하지만 입는 시늉을 한다.

캐나다에서 사는 친구가 10개월 아들을 데리고 놀러왔다.
동생이 이쁜지 이것저것 장난감 가져다주고 설명해주는 당당. ㅎ
끼끼한테도 잘 해줄거라 믿을게!!!




내 몸 상태가 안 좋은 걸 알고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
자주 혀 짧은 소리로 ‘음마음마’ 하며 어리광을 하고 사랑한다고 안기기도 한다.
자다가도 안아달라고 함;
수능일 땐 내가 하원때 데리러 갔는데 마트 들렀다 돌아오는 길에 몇번이나 내 다리에 매달리며 나를 올려다 봤다.
그게 내 느낌엔 안아달라고 하려다 마는 느낌이라 괜히 또 짠-ㅠㅠ


말을 너무 안 듣는다;
특히 아침에 등원 때문에 시간은 정해졌는데- 장난치느라 정신이 산만해져서 밥도 잘 안 먹고ㅠ 등원할 때가 제일 힘든 거 같다.
사실, 출근할 때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몸이 안 좋아 다시 육아휴직을 쓰고 집에 있으니 그 시간들을 내 두 눈으로 생생히 보게되어 이제야 느끼는 걸지도..;



할머니가 당당이에게 맛있게 잤냐고 물으니
씩씩하게 잤다고 대답함ㅋ
그래-, 너 밤새 씩씩하게 이불차고 돌아다니며 잤지.


식탁 옆에 내가 먹는 푸룬 주스 나뒀는데 자꾸 관심을 가지길래 그거는 아가들 먹는거 아니야~
엄마 응가 잘 나오게 해주는 약이야~ 하니까
박스 뚜껑을 챡챡 접으며 하는 말
그럼 끼끼가 못 만지게 잘 닫아놔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


감을 먹다 너무 맛있다면서
감에 쏙 빠졌어요~

할머니가 감격했다는 말을 알려주고 싶으셨나보다. ㅋ
당당이가 할머니를 위하는 말을 하거나 먹을걸 나눠주는 등 애정을 표현하면 아주 오버스럽게(?) 감격에 찬 얼굴오 할머니 감격했어~ 당당이가 그렇게 하니까 할머니가 마음이 찌르르하다는 등의 말을 하셨는데,
어느날은 당당이가 할머니에게 먹을 걸 나눠주고 다정하게 한마디 한 후,
할머니- 감격했어요? 물어보더라 ㅋㅋㅋㅋㅋㅋ
그 후로도 종종 자기가 먼저 할머니가 좋아할만한 행동을 하고 저렇게 물어보곤 한다.


요즘은 허기를 확실히 느끼기 시작하나보다.
언젠가 배가 고프다며 깬 적이 있는데 그 담부터는 종종 배가 고프다고 표현을 하기 시작했는데
한번은 저녁을 먹자고 의자에 앉으라고 이야기하니 다른때완 다르게 얼른 의자에 앉더니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해.
라고 하더라 ㅋㅋㅋㅋㅋ
빵터짐.


내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당당이가 울며 나를 찾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나를 찾지 않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잘 지냈다고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겐 유난히 반말을 쓰며 버릇없이 굴긴 하지만 그 모습마져도 할머니 할아버지에겐 이뻐 보이나보다;
신나게 노래도 부르고 ㅋㅋ


찹쌀떡도 만들어 먹고!

인절미 나으세요~ ㅋㅋ


아빠를 통해 나에게 선물을 보내오기도 했다 ㅎㅎ
할머니와 하원하며 주운 낙엽!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누워있어야하는 상태를 설명했지만 미안한 마음에 되도록이면 당당이 옆에 있으려고 거실에 이불깔고 누워있기도 했다.
당당이는 그 상황을 잘 이해하는 것 같았고 나름대로는 나를 아주 배려해주며 잘 놀았다.
그래도 세살 아가라 엄마가 꼭 옆에 있어야한다며 밥을 먹거나 대소변을 볼 때 나를 찾곤 했는데 내가 도와줄 수 없을 때는 서운한 마음을 눈물로 표현했다. ㅠㅁ ㅠ
미안해 아들.. 말로 설명해도 잘 들어주는 아들이 너무 고맙기도 하고 짠하고ㅠㅠ


아침에 당당이 옷 입히려고 품에 안는듯한 자세를 취하니 갑자기 내 볼에 뽀뽀를 한다. ㅎ
그러면서 옷 입혀주는 엄마가 좋아서 뽀뽀를 하는 거란다.
아침부터 기분 업.


11월엔 내가 건강상태가 안 좋아서 여러모로 당당와 함께한 시간이 좀 적었고 소홀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내 감정이 안 좋으니 알게모르게 표출된 것도 있는 것 같아 미안한 한달이었다ㅠ

여전히 2주 정도는 더 누워만 있어야해서 힘든 12월이 되겠지만 한뼘 더 자란 당당이가 있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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